7일 한국패션산업협회의 [글로벌 패션 포럼]의 연사로 나선 강영훈 맥킨지&컴퍼니 파트너는 2025년 패션 산업의 주요 변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안하면서 ‘랄프로렌’의 예시를 들었습니다.
Value Shift테마를 소개하며 거시경제적 압박과 가격 상승으로 인해 패션 소비는 비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재판매, 할인 확대, 듀프 마니아 등의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영훈 파트너는 이럴 때일수록 고객의 지갑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브랜드의 코어 밸류가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하며 ‘랄프로렌’을 대표 예시로 설명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랄프로렌’은 2024년 9개월 동안 총 53억 8,17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고 순이익만 6억 1,390만 달러로 11%의 순이익을 달성했습니다. 2월 6일 발표한 3분기 매출 실적 21억 4,350만 달러까지 포함한다면 지난 한해 75억 2,520만 달러, 한화로 10조 9천억원에 달하는 매출 실적을 올린 셈입니다.
랄프로렌은 한국에서도 연매출 5,000억원을 상회하며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랄프로렌’은 MZ 세대들까지 흡수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고 있고, 여성 의류, 아우터, 핸드백 등이 새로운 성장 동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글로벌 마켓에서도 강세를 띠고 있는데 특히 중국에서는 20%의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랄프로렌' 2025 스프링 컬렉션
‘랄프로렌’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 머리를 스치는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국내에서는 [폴로(랄프로렌) VS 빈폴]의 라이벌 기사는 끊임없는 소재 거리였지만 이제는 어느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는 듯합니다. 랄프로렌의 화려한 부활 스토리에 반해 국내 클래식의 시초이며 라이프스타일 넘버원 브랜드였던 ‘빈폴’의 이야기는 너무나 조용한 거 아닌가요?
지난 1월 말 국내 대표 패션 커뮤니티 카페인 디젤매니아에는 ‘20여년 전에는 빈폴 VS 폴로였죠?’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에 달린 댓글 중 ‘빈폴은 그때 당시 부의 상징’, ‘그래도 지금의 이정도는 아니였죠’, ‘20년 전에는 많이 잘 나갔음요’, ‘빈폴이 고려 대상은 더 이상 아니죠’라는 과거형의 댓글들이 안타까운 건 저뿐인가요?
지난해 북미 패션 시장에서는 한 때 전성기를 누렸던 브랜드들의 부활 스토리가 핫했습니다. ‘랄프로렌’뿐만 아니라 ‘지옥에서 돌아온 애버크롬비’, ‘갭, 강한 실적과 연말 기대감에 주가 급등’ 등 우리가 과거의 브랜드라고 치부했던 브랜드들 선전이 돋보였던 한 해였습니다. 이들의 전략은 각기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브랜드의 코어밸류를 재정립하는데 주력했다는 점은 공통적인 것 같습니다.
올해는 MZ 세대의 사랑을 받는 신예 스타들의 핫한 이야기도 반갑지만, 국내 패션의 전통과 헤리티지를 고수(固守)하고 있는 ‘진정한 고수(高手)’들의 부활을 기대해봅니다.
디토 뉴스
롯데백화점, K패션의 미래를 연다
롯데백화점 정준호 대표는 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패션포럼’에서 K패션의 성장 가능성과 이를 위한 리테일의 역할을 강조하며, ‘키네틱 그라운드(가칭)’와 ‘K콘텐츠 전문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서울을 아시아 패션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초석이 될 전망이다.